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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블랙록, SaaS 기업, 금융 위기)

by Ecoecomon 2026. 3. 14.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 소식을 보고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액 자산가들만의 문제겠거니 했죠.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고 제가 투자하고 있는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와 연결해서 생각해 보니, 이건 단순히 특정 펀드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 시장 전체의 밸류체인이 흔들릴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더군요. 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조차 투자자들이 요청한 환매금의 절반밖에 돌려주지 못했다는 사실은,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구조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사모펀드 환매 사태의 배경과 구조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번 사건을 보면 그 안정성에는 중대한 전제 조건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49인 이하의 소수 투자자로 구성되며, 투자 대상을 공개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서 사모 크레디트 펀드(Private Credit Fund)란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펀드를 의미합니다.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에게 고금리로 자금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구조죠.

저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면서 간접적으로 이런 사모 크레디트 시장의 수혜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 이면에 엄청난 레버리지와 불투명성이 숨어 있었습니다. 전 세계 사모 신용 시장 규모는 2020년 8천억 달러에서 2026년 3조 달러로 급증했는데(출처: S&P Global), 이는 불과 6년 만에 4배 가까이 커진 규모입니다. 문제는 이 시장이 분기별로 운용사가 자체 평가한 기준가만 공개되기 때문에, 실제 자산 가치와 장부상 가치 사이에 괴리가 생겨도 투자자들이 즉각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HLEND 펀드는 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즉 기업 개발 회사 형태의 펀드입니다. 여기서 BDC란 중견·중소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투자회사를 의미하며, 분기마다 최대 5%까지만 환매를 허용하는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5년 초 이 펀드에 전체 자산의 9.3%에 해당하는 환매 요청이 몰렸고, 블랙록은 약정된 5%만 돌려주고 나머지는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블랙록 주가는 하루 만에 7%나 급락했는데, 이는 블랙록처럼 거대한 회사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블랙록 이전에 터진 연쇄 환매 사태

블랙록 사건이 터지기 전에 이미 블루아울 캐피탈과 블랙스톤에서 비슷한 문제가 연쇄적으로 발생했습니다. 블루아울은 자산 430조 원 규모의 사모 신용 운용사로, OBDC II라는 2조 원 규모 펀드에서 2025년 내내 환매 요청이 급증했고, 결국 2026년 2월 환매를 아예 중단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현금 대신 일종의 차용증을 발행하며 "자산을 팔아서 돈을 주겠다"라고 사실상 지급 불능을 인정한 셈이죠.

더 충격적인 건 블랙스톤의 사례입니다. 블랙스톤은 전 세계 최대 대체 투자 전문 회사로, 820억 달러 규모의 플래그십 펀드인 BCRED에서 7.9%의 환매 요청이 쏟아졌습니다. 블랙스톤은 환매 한도를 긴급히 5%에서 7%로 상향했지만, 나머지 0.9%는 회사 자본과 임직원 25명의 사비로 메꿔야 했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정말 심각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블랙스톤 정도 되는 회사가 임직원 개인 돈까지 동원해야 할 정도라면, 이건 단순한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기의 신호라고 봐야 하니까요.

이런 연쇄 사태의 핵심에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에 대한 과도한 대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기서 SaaS란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구독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합니다. Dropbox, Salesforce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이죠. 사모 크레디트 펀드들은 SaaS 기업의 ARR(연간 반복 매출)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했는데, 문제는 에이전틱 AI의 등장으로 이 구독 매출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는 점입니다. AI가 SaaS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담보 가치가 급격히 훼손된 겁니다(출처: UBS Investment Research).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의 비교

이번 사태를 보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떠오릅니다. 당시에도 부실 채권을 여러 겹으로 포장한 CDO(부채담보부증권) 상품이 금융 시스템을 무너뜨렸죠. 지금의 사모 크레딧 시장도 비슷한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습니다. 몇 가지 핵심 수치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 시장 규모: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은 1조 3천억 달러였고, 현재 사모 크레디트 시장은 3조 달러로 2.3배 더 큽니다
  • 부실 규모: 현재 이미 470억 달러(약 70조 원)가 부실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UBS는 AI 충격이 본격화되면 부실률이 13%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불투명성: 서브프라임 사태 때는 CDO에 숨어 있던 부실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운용사가 분기별로 자체 평가한 기준가만 공개되어 실시간 가격 발견이 불가능합니다

특히 블랙록의 HPS Investment가 운영하던 펀드에서 전 JP모건 임원 뱅킴 브라흠바트라는 인물의 사기 사건이 드러났는데, 이 사례는 사모 크레딧의 실사 부실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브라흠바트는 자신이 소유한 20여 개 기업에 대해 가짜 고객과 허위 인보이스를 만들어 실사팀을 속였고, 무려 6천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아냈습니다. 심지어 T-Mobile과 거래하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가짜 이메일 도메인까지 만들었죠. 코로나 시기 유동성 파티 때 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실사가 부실해졌고, 5년 만기가 돌아와 재실사를 하면서 이 사기가 비로소 드러난 겁니다.

저도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에 SaaS 기업들을 일부 보유하고 있어서 이 부분이 특히 신경 쓰였습니다. S&P 데이터에 따르면 사모 크레딧 펀드가 소프트웨어 기업에 빌려준 돈이 1,100조 원이 넘는데, 전체 사모 대출의 25%가 소프트웨어 업종에 집중돼 있습니다. IGV라는 SaaS 관련 ETF 가격을 보면 2026년 1월 한 달에만 15% 급락했는데, 이는 2008년 10월 이후 최대 낙폭이었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에 대한 낙관론 중 골드만삭스는 "시스템적 위험은 아니다"라며 리테일 세그먼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펀드 자체의 유동성 자원이 견조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블랙스톤의 존 그레이 사장도 환매 한도는 원래 약정에 있던 기능이며, 유동성을 포기하는 대신 높은 수익을 주는 게 상품 설계 의도라고 해명했죠. 하지만 이런 낙관론은 모두 금융기관 쪽에서 나온 의견들입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이런 해명만 믿고 안심하기엔 이미 터진 사례들이 너무 연쇄적이고 구조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특히 BDC 펀드들의 만기가 2026년에 집중적으로 도래한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합니다. 신용 등급이 있는 BDC 32개 중 23개가 올해 무담보 채권 만기를 맞이하며, 그 규모가 127억 달러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습니다. 운용사들은 자기 회사 운용 자금을 올해 안에 상당 부분 상환해야 하는데, 동시에 투자자들은 환매를 요청하고 있고, 대출해 준 기업들은 AI 충격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JP모건의 빌 에이건은 CNBC에서 "사모 신용에 좋은 게 하나도 없다. 나쁜 소식은 한 번에 터지는 경향이 있다"라고 경고했는데, 제이미 다이먼 CEO가 자주 언급하는 '바퀴벌레 이론'이 떠오릅니다.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뒤에는 훨씬 더 많이 숨어 있다는 거죠.

 

솔직히 저는 이번 사태가 당장 2008년 수준의 대공황을 일으킬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에이전틱 AI가 급속도로 SaaS 기업을 대체하기보다는 상생 방향으로 가고 있고, 실제로 일부 SaaS 기업 주가도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위험성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다음 분기 환매 요청 수치, AI 충격을 받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부실률 추이를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제 포트폴리오도 미국 주식 비중이 높은 편이라, 이번 달 내로 일부 조정할 계획입니다.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주가 그래프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nIK4VBLsz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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