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이 심한 장에서 손해는 싫고 배당은 받고 싶다면, 커버드콜이 정답일까요? 저도 SCHD와 국내 고배당주를 들고 있는 배당 투자자인데, 친구가 "요즘 같은 장에서는 커버드콜로 배당받으면 본전은 아니냐"라고 물어왔을 때 솔직히 제대로 대답을 못 했습니다. 관심은 있었지만 구조를 한 번도 파고든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직접 공부해 봤습니다.
콜옵션과 커버드콜, 구조를 알아야 속지 않는다
커버드콜을 이해하려면 먼저 콜옵션(Call Option)이라는 개념부터 짚어야 합니다. 콜옵션이란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400만 원짜리 맥북 프로를 한 달 뒤에도 400만 원에 살 수 있는 티켓을 10만 원에 산다고 생각해 보면 됩니다. 가격이 올랐을 때 티켓을 쓰면 이득이고, 떨어지면 그냥 티켓을 버리면 그만입니다.
이 티켓을 파는 쪽이 바로 콜 매도(Short Call)입니다. 콜 매도란 콜옵션을 판 대가로 프리미엄(Premium)을 받는 행위로, 여기서 프리미엄이란 옵션 구매자가 권리를 얻는 대가로 지급하는 수수료를 말합니다. 이 프리미엄이 커버드콜 ETF의 높은 배당 수익의 원천입니다. 일반 배당 ETF가 3~5% 수준의 배당을 줄 때, 커버드콜 ETF가 10% 이상을 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콜 매도만 단독으로 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자산 가격이 갑자기 폭등할 경우, 티켓을 산 상대방이 권리를 행사하면 헐값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해당 주식을 직접 보유한 채로 콜 매도를 하는 것이 커버드콜(Covered Call) 전략입니다. 주식 보유가 콜 매도 포지션의 손실을 '커버'해주는 구조입니다. 제가 처음 이 구조를 이해했을 때, 왜 이름이 '커버드'인지 비로소 납득이 됐습니다.
커버드콜의 핵심 수익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자산 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프리미엄 수익 발생
- 자산 가격이 횡보해도 프리미엄 수익 발생
- 자산 가격이 소폭 하락해도 프리미엄이 손실을 일부 완충
-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 상승분을 거의 가져가지 못함
-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 하락분을 그대로 맞음
국내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옵션 등 파생상품은 기초자산의 가치 변동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구조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으로 분류됩니다(출처: 금융투자협회). 커버드콜 ETF도 파생 전략을 포함한 상품인 만큼,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지 않고 단순히 '고배당 상품'으로만 접근하면 예상치 못한 손실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장, 커버드콜이 유리할까 불리할까
제가 직접 공부해 보니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커버드콜은 '횡보 구간'에 가장 빛나는 전략입니다. 자산이 옆으로만 기는 동안 프리미엄 수익을 계속 쌓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지금처럼 변동성이 극심한 장, 즉 급락과 급등이 반복되는 구간에서는 커버드콜의 단점이 두드러집니다.
하락은 그대로 맞고, 반등은 절반도 못 따라가는 비대칭성(Asymmetry) 문제가 생깁니다. 비대칭성이란 손익의 상하 방향이 서로 다른 크기로 작용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자산이 20% 빠지면 커버드콜도 같이 20% 빠지지만, 자산이 20% 반등할 때 커버드콜은 콜 매도 포지션 때문에 그 상승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합니다. 이를 상방 제한(Upside Cap)이라고 합니다. 상방 제한이란 자산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수익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어나지 않는 구조적 특성을 뜻합니다.
친구가 저한테 "변동성이 두렵고 손해는 싫으니까 커버드콜로 배당받으면 낫지 않냐"라고 했을 때, 저도 처음엔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두려움 때문에 커버드콜을 선택했는데, 정작 하락은 그대로 맞는다면 '배당으로 방어'되는 게 아니라 '자산이 살살 녹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연간 10% 배당을 받아도 주가가 30% 빠지면 실질 손실은 20%입니다.
특히 나스닥 100처럼 장기적으로 우상향을 기대하며 매수하는 성장 지수에 커버드콜을 씌우는 것은 솔직히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상승 가능성이 높은 자산의 상방을 스스로 잘라내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 커버드콜과 어울리는 기초자산은 SCHD처럼 급등 가능성이 낮고, 장기간 완만하게 움직이는 배당 중심 자산입니다. SCHD 차트를 보면 장기적으로 드라마틱하게 상승했다는 느낌보다는 꾸준히 횡보하며 배당을 지급한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한국거래소(KRX)가 발표한 ETF 시장 현황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커버드콜 ETF의 순자산 규모는 2024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그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인데, 저같이 배당이 큰 상품이라고만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노후 자금처럼 본전을 지켜야 하는 자금을 운용하는 분들이라면, 지금 이 시점에는 커버드콜보다는 국내 고배당주나 리츠처럼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산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커버드콜이 좋냐 나쁘냐로 따지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언제', '어떤 자산에' 쓰느냐가 전부입니다. 횡보할 것 같은 자산을, 횡보할 것 같은 기간에만 담는 것이 커버드콜의 올바른 활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포트폴리오의 일부 비중, 예를 들어 10~20% 수준에서 SCHD 기반 커버드콜 ETF를 섞어 배당 현금흐름을 보강하는 용도로는 충분히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하시기 바랍니다.